촬영을 마치고
그러니까, 이건 여러모로 비현실적인 경험이었다. 빨갛게 칠한 손톱과 입술. 그리고, 난생 처음 신어본 하이힐. 대한민국의 과년한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화장이나 힐같은거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동안의 나와는 단절된것같은 느낌. 내 발은 언제나 스니커즈같은것들이 신겨져있었고, 타고난 신체조건으로 인해 힐 같은건 필요하지도, 신어보고싶지도 않았고, 그래서 실제로 거들떠도 안보고 살아왔고, 그런데 그런 내가 이번 촬영에 수시간동안 힐을 신고 달리고 그랬다는게- 믿겨지지 않는 그런 경험, 말이다. 밤 10시부터 시작된 촬영은, 새벽 5시가 되어서 끝나고, 그래서 소위 말하는 '날밤까기' 를 제대로 겪고- 뭐, 이전에도 '날밤까기' 의 경험이 전무한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중간에 정말 한 두시간도 자지않고 각성된 채로 ..
2009.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