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17 고상한 실패들 하나의 고상한 실패가 수많은 저속한 성공보다 훨씬 낫다. - 조지 버나드 쇼 실패가 두렵지 않다고 느끼기 시작한건, '실패해도 남는 것 있다' 라는 것을 깨달은 뒤였다. 실패 후,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던때가 있었다. 하지만, 실패후의 시작은 결코 그 전의 시작과는 같지 않다는것을 깨달았다. 나는 세상의 기준점에 달하지는 못했지만, 아무것도 없던 나의 상태를 실패한만큼 이미 채우고 있었던것이다. 그래도 인간인지라, 언제나 실패보다는 성공을 갈구한다. 그러나, 성공후에 평온한 나날이 지속될즈음이면, 이내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일때가 있다. 치열하지 않기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할것같다는 불안감. 현재에 머무르며 도약의 기회를 잃게 될 것 같다는 두려움. 그럴때의 그 성공은 오히려 나를 잠식하는 .. 2009. 11. 7. 우상의 황혼 나를 죽이지 못하는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 니체 니체는 정말이지, 너무나 멋진말을 해. 2009. 11. 5. 심판자의 역할 힘센 자의 도둑질에는 애써 눈 감고 약한 자의 몸부림은 무자비하게 짓밟는 것이 심판자의 역할이라면, 그 심판은 오래 못 간다. 역사가 그랬다. - 황희석 경향신문에는 가끔씩 줄을 쳐 두고싶을만큼 가슴을 울리는 문장들이 나온다. 용산참사 재판을 다룬 황희석 변호사의 글을 읽으며, 모처럼 참을 수 없이 눈시울이 붉어지는것을 느꼈다. 2009. 11. 2. 그놈의 절차 He who is only just is cruel. - byron 용산참사농성자들에게 유죄판결이 났다고 한다. 중형이라고 한다. 힘없고 약한 사람들앞에서'만' 너무나도 공의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사법부. 그 잔인함에 치가 떨린다. 2009. 10. 29. 절망은 절망을 반성하지 않는다.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 김수영 『절망』 가을이라 시 한 편 찾아 읽는다. 김수영 시인의 문장은 힘이 있다. 2009. 10. 5. 내 맘인데 내 맘대로 되지않아.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것은 보이지 않는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거다. - 조병화, 中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가슴 아프게 한 사람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2009. 10. 3. 너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어, 그게 인생이야. 사유의 체계는 가능하더라도, 삶의 체계는 불가능하다. - 키에르케고르 삶은 생각보다 훨씬 훨씬 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미래를 떠들어대는 자들이 우습다. 누구도 인생의 5 분 앞 마저 장담하지 못하는데, 안 그런가 . 2009. 10. 3. 네가 혐오하는 일을 어느 순간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누구든 괴물과 싸우는 자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래도록 나락을 들여다보면 나락 또한 내 쪽을 들여다보는 법이니까. - 니체 - 을 공부하는데, 교수가 이 말을 언급했던것 같다. 미국과 연합군이 드레스덴의 가한 폭격은, 독일의 어떠한 학살만큼이나 잔인한 일이었다고. 그러니까, 독일의 악한 행위를 대적하고자 했던 미국과 연합군이, 결국 자신들 또한 독일 못지 않게 악한 행위를 저지른 그 아이러니 말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가끔 정치인 김문수를 보면 눈물나게 슬퍼진다. 청년 시절의 김문수를 알면 알수록 지금의 그 나락속에 갇혀버린 그가 안타깝게 느껴지니까. 이건 분명 오지랖이 맞지만, 청년 김문수의 입장에서 지금의 김문수를 바라보면 그렇게 서글플 수가 없는 거다... 2009. 10. 2. 귀여운 멍청이들. " 무슨말인지 알아듣겠냐, 이 귀여운 멍청이들아." 오늘 영문독해 시간에 꽤나 까다로운 설명을 하신뒤에 교수님이 날리신 발언. 졸지에 '귀여운 멍청이들'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지만, '멍청이' 라는 꾸지람에도 '귀여운' 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시는 교수님의 애정어린 발언에 와하하 하고 웃음이 터지고야 말았다. 아, 교수님. 멍청이라도 좋으니까 귀엽다는 말 자주 듣고 싶어요. 왕고인 저로서는 그런 말 되게 듣기 힘들단 말이에요. 히잉. 2009. 9. 24. 고아가 된 심정으로 두 분을 보내며 " 우리 민주당은 고아가 되었습니다. " 어제 거실에 앉아 망연자실 울면서 뉴스를 보고있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김대중 대통령 서거를 안타까워하며 이와 같은 언급을 하는것을 보았다. 고아가 된 심정. 그것이 어찌 민주당 의원들만의 입장일까. 어느 분의 블로그에 갔다가, 어제 비보를 접하고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잃은 나라' 라고 현 상황을 표현하고 있는것도 보았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잃은 고아. 세종과 문종을 잃었던 단종의 심정이 혹 이와 비슷했을까. 참담하고, 비통하고, 막막한. 노무현과 김대중. 두 사람은 참 닮은점이 많았다. 가난했고, 마이너였고, 약자의 편에 설줄 알았으며, 책을 좋아했고, 인고의 세월을 견뎠고, 지지자들의 열렬한 애정을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직후에 '내 몸의.. 2009. 8. 1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