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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드라마쿠스16

결못남의 지진희가 좋은 이유. 결혼 못하는 남자(이하 결못남)를 종종 보고있다. 볼 때마다 지진희 캐릭터에 웃음을 참을수가 없는데, 처음엔 그저 만화 속 캐릭터처럼 엉뚱하기만 했던 그 남자가 어느새 참 매력적으로 와닿는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 결정적으로 지진희가 좋아지게 된 계기는 이 장면이었다. 엄정화와 여행을 떠난 지진희가 평지대신 자갈밭에 텐트를 치자고 우기고는 '누울 때 보면 내가 왜 자갈밭에 텐트를 치자고 했는지 알 수 있다' 라고 말한다. 엄정화는 그런 지진희를 이해할 수 없지만 일단 텐트를 치는데, 아니나 다를까 자려고 눕자 지진희가 말을 건네온다. '소리들려요? 자갈 부딪치는 소리 말이에요.' 그렇다. 지진희는 텐트안에서 듣는 자갈 부딪치는 소리까지도 고려할 줄 아는 남자였던 것이다. 지진희의 말에 엄정화도 의식치 못.. 2009. 7. 21.
삶을 지탱하는것은 무엇인가, <언노운 우먼> 언노운 우먼 - 주세페 토르나토레 누구에게나 지키고 싶은것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대개 '삶의 이유' 가 된다. 나의 가족, 사랑하는 연인, 마음이 맞는 친구들, 혹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축적한 부와 같은 것들. 그러나, 삶은 잔인하게도 모두에게 그 '삶의 이유' 를 허락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부모를 잃고, 어떤 사람은 연인을 잃고, 어떤 사람은 부를 잃고, 어떤 사람들은 명예를 잃는다. 그리고 더욱 잔인하게도, 어떤 사람은 '삶의 이유' 를 잃어버리는것이 아니라 '빼앗기는' 고통을 당한다. 천재지변이나 사고도 아니고, 세월의 흐름도 아니건만, 어떤 부당한 세력에 의해 그 삶의 이유를 제거 당하는 것이다. 그럴 때 사람은 이성을 잃는다. 빼앗긴 삶의 이유를 다시 찾기 위해 무슨짓이라도 한다. 다시 .. 2009. 7. 6.
유쾌한 현실풍자 코미디, <삼도봉 美스토리> 오래간만에 아주 괜찮은 연극을 한 편 보고왔다. 만큼 웃겼고, 만큼 찡했다만 과찬일까. 예전만큼 나도 연극을 자주 보지는 않지만, 가끔씩 이런 연극을 볼때면 우리나라 연극계를 이토록 지원하지 않는 정부와 영화에만 너무 길들여져버린 관객들에 대한 아쉬움이 커진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가 오가는 신나는 사투리의 향연과 배꼽잡는 캐릭터, 그리고 그 안에 감춰진 신랄한 현실풍자에 단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싶은 연극이었다. 거울이 돋보이는 무대세트, 삼도봉 미국쌀 창고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네 명의 사람들이 지목된다. 1. 제일 큰 성님, 갈필용 _ " 다 싸질러 버릴거여.." 쌀창고에 가장 먼저 와 있었던, 그래서 가장 유력한 용의자, 갈필용 성님. 게다가 시종일관 " 싸질러 버린다 .. 2009. 5. 1.
시련줄게, 행복다오 <슬럼독 밀리어네어> 중학교 1학년때, 우리 중학교를 수석으로 들어왔으며, 아니나 다를까 1등이란걸 놓쳐본적이 없는 친구와 나는 단짝이었다. 당시 반에서 5등을 하던 나로서는 가끔씩 그 친구에게 '너는 어떻게 맨날 1등만 하느냐' 라며 질투어린 시선을 보내곤 했었는데 그 때마다 친구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너 잘 때 나는 공부하잖아.' 물론, 나는 그 말을 듣고도 계속 잤다. 당연히, 나는 계속 5등에 머물렀고, 내 친구는 그 후로도 계속 1등을 하며 공부로 이름을 날렸다. 누군가의 성공을 볼 때 우리는 언제나 '과정'에 주목하기 보다는 '결과'에 주목한다. 걔 이번에도 전교 1등했대, 고승덕은 외시 사시 행시를 모두 패스했다던데, 유수연은 연봉이 10억이래,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로 인생역전했지... 우리는 누군가의 성공담을.. 2009. 3. 12.
양미숙이가 어때서, <미스 홍당무> 평가가 양극단으로 치닫는 영화, . 초중반까지는 너무 웃겨서 미친듯이 웃으면서 보다가, 후반부에는 '정말 양미숙이는 완전 싸이코에다 저질이구나' 라며 욕하면서 보다가, 마지막에는 '양미숙이 뭐 어때서? 그러는 니들은?' 이라며 결국 양미숙을 받아들였다. 이 영화는 양미숙의 캐릭터를 받아들이든 말든 관객에게 중요한 경험을 제시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작품이다.그것은 바로 '왕따ㅡ바라보기' 의 시선이다. 이 영화에서 가 나온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베케트의 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경험하는 '권태' 를 극장이라는 공간속에서(평소 권태를 이기기위해 가는 그 공간) 끌어와 관객에게 '권태를 체험' 하게끔 하는 폭탄같은 연극이었다. 무심코 지나쳐오던 일상의 권태를 관객에게 직접 체험하게끔 함으로서 이.. 2009. 2. 7.
드라마 아일랜드 - 아버지.. 사람들은 숨죽이며 사랑을 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에선, 속삭이듯 눈물이 흐른다. 2008.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