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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

의식의 흐름

by 김핸디 2009. 8. 5.



개놈들아, 라는 말이 머리속에서 자꾸 맴돈다. 대상이 누구인지를 생각해보았으나, 딱히 없다. 그냥 '개놈들아' 다. 이건 뭐 분노도 아니고, 무의식에서 튀어나오는것 같긴 한데 자꾸만 떠오르니 상스럽기 그지없다. 아, 나는 양반가문 출신인데 왜 이럴까 싶지만 또 '개놈들아' 다. 듣는 '개놈들아' 너희들의 정체를 밝혀라, 싶지만 누구를 향해 외치는 지도 모른 괜한 욕지거리. 나는 왜 이런 말들을 입에 달싹거리며 내뱉지 못해 안달하는걸까, 교양없게시리.

슈크림빵이 먹고싶다. 빵빵하게 슈크림이 담겨서 터져버릴것같은 그런 슈크림빵. 절대로 흰 크림이나 모카크림이어서는 안되고, 노오란 슈크림빵이어야만 한다. 슈크림. 발음하자 마자 달콤함이 온몸속에 퍼지는듯한 기분이다. 슈- 크- 림- 일부러 길게 끌어본다. 더욱 달콤하다. 슈크림빵을 먹고야 말겠다. 꼭 먹고야 말겠다.

뭘 하고 싶느냐면은, 자고싶다. 퀸 사이즈 침대 한 네개 정도 붙여넣고, 뒹굴뒹굴 구르면서 자고싶다. 아무리 굴러도 떨어지지 않을 거대한 쿠션 위에서 자고싶다. 꿈을 꾸고싶다. 몽글몽글한 비누거품속에서 슈크림빵을 먹는 꿈을. 그러다 누가 방해하면 '개놈들아' 라고 낮게 내뱉고 다시 슈크림빵을 베어먹는 꿈, 그런 꿈을 꾸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