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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쿵푸스

희망, 어디까지 가져봤니? -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 강연후기

by 김핸디 2009. 8. 1.

(사진 출처 - 도서출판 푸른숲 카페)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한비야님의 강연에 다녀왔다. 평소에 비야님을 좋아하는고로 카메라까지 특별히 챙겨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갔건만, 어이없게 배터리가 없는채로 디카를 가져온고로 망연자실. 할 수 없이 파슨이 모두 잠시 억제하고, 강연만 열심히 들었다. 그래서 사진은 부득이하게(?) 푸른숲 출판사 카페에서 슬쩍-

한비야님은 처음부터 흡사 '레크레이션강사' 같은 활기참으로 그 기운이 넘쳐났다. 책에서 드러나다시피 유머감각도 풍부해서, 시종일관 웃음이 빵빵 터지던 그녀의 강연. 단순히 한 공간에 있는것만으로도 사람의 기분을 바꾸고, 무한긍정에너지를 심어주는 그녀를 보노라니 '과연 한비야로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1년에 책 100권 읽기 운동본부 본부장 하고싶어요."

한비야는 책을 많이 읽기로 유명하다. 나도 2005년부터 1년에 100권이상씩을 읽는편이니, 편수로만 따지자면 다독가에 속한다. 그런데 그녀가 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책을 '혼자읽고말고' 그녀는 책을 읽은 뒤 주변사람들에게 꼭  그 책을 권한다는 것이다. 나누기를 좋아하는 그녀의 성품은 독서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좋은 책을 읽고나서 주변사람들에게 책을 권하지 않으면,견딜수가 없을것만 같단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만큼 사람들이 책을 많이 접하기를 소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이 세계최고라는 기사가 나오면 정말이지 좋을것 같다고. 1년에 책 100권 읽기 운동본부같은걸 만들어서 본부장같은거 했으면 좋겠단다. 좋은건 나누면 두배가 된다던데, 나 역시 주변사람들에게 더욱 더 책을 권해야겠다는 생각을 품어보았다. (특히.. 누구누구-ㅂ-;)

"나는 내가 참 좋아요."

그녀는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녀가 접하는 현실들은 희망보다는 절망의 스케치에 가깝다. 숱하게 죽어가는 아이들, 황폐화된 도시, 셀수없을정도의 수많은 주검들. 그러나 그녀는 언제 어느곳에 있어도 희망을 먼저 본다. 그리고 그 긍정의 에너지는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데서부터 나온다. 나를 긍정하는것은 나를 과시하는것과 분명히 다르다. 그녀는 그녀가 가지고있는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꾸려하기 보다는 있는 그 상태에서 최적화하려 애쓴다. 그러한 자기긍정은 타인에 대한 애정으로 번지고, 세상을 보는 따뜻한 눈은 한 없는 희망의 바이러스가 되어 세계 곳곳에서 퍼져나간다.

"막차마저 놓쳐도 괜찮아요. 가만히 기다리면 첫차가 또 오잖아요."

끊임없이 '가슴뛰는 무언가' 를 찾아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 그녀에게 많은 사람들은 진로를 비롯한 인생의 조언을 구한다. 그럴때마다 그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두드려라, 열릴것이다! 세상에 안 될 일은 없고, 우리 모두는 무한한 기회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니, 인생의 전반전(불혹 혹은 지천명의 나이)을 지나오지도 않고, 20대부터 미리 패배의식을 가지는것은 얼마나 볼썽사나운 일들인가.(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세상 다 포기한 말투로 좌절하는 대학교 4학년들이 젤 꼴보기싫다고 했닼ㅋㅋ -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던 순간-ㅂ-;) 한비야는 언제나 '너무 늦었다' 라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여기서 주저앉는다면,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짐을 싸서 퇴장하려는 어리석은 선수이다' 라는것을 일깨운다. 도전하라, 좌절말라, 계속하라. 이것이 그녀가 주는 간단하고도 명료한 메시지인것이다. 단, 문이 아니라 벽을 두드려서는 안된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오로지 문을 찾는것이다, 그리고 두드리는것이다. 언제까지? 열릴때까지.

"이룰 수 없는,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꿈"

한비야는 10~20대에게 특히 꿈을 크게 가질것을 당부했다. 고등학생때부터 그저 '공무원' 등의 취업을 목표로 달려가는 이 희망없는 세대에서 그녀는 그럴수록 꿈을 크게 가져야한다는것을 당부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꿈은 개인의 영달이나 입신의 양명등과 같은 것이 아니다. 물론, 그러한 꿈도 필요하겠지만, 그러한 꿈은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도전할 가치가 있는 꿈이 될수는 없을것이다. 이룰 수 없는 허무맹랑한 꿈을 꾸어야한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것을 너무도 잘 알지만, 포기할 수 없을만큼 가치가 있는 그런 꿈. 죽어서라도 이루고 싶은 그런 꿈. 

희망은 있는가. 좌절의 시대에 우리는 흔히 나오는 이 자조적인 물음을 달고산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희망은 믿는자에게는 찾아오고야 만다는 것이다. 얼어붙은 땅을 뚫고 나오는 그 여리고 여린 새싹처럼, 기다리는 자에게 언젠가 봄은 찾아온다. 우리는 어디까지 희망을 가져봤을까. 우리의 희망의 크기가 우리가 누릴 행복의 크기라면, 우리는 무한한 희망을 가슴에 품어야만 할것이다. 울고싶어도 울지말자. 아니, 가끔은 울되 거기서 주저앉아 있지는 말자. 시궁창에 있어도 별을 바라보는 삶, 그때 와서 우리가 지나간 자리자리마다 피어나는 별을 보게 되리라.